2012년 10월 16일 화요일

물음이 있는 삶

먹고 자고 읽고 쓰고를 반복한다. 반복에서 비롯되는 나른한 최면에 들어가면 일상의 쳇바퀴에 갇히는 게 수순인데, 오히려 일탈의 자극이 고조되는 오늘은 별일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물음이 문뜩 뇌리의 등짝을 긁어서다.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며 살도록 지어졌다. 한번도 포기된 적이 없는 삶의 원리이며 방식이다. 믿음으로 산다는 다소 추상적인 원리도 말씀으로 산다는 보다 구체적인 방식의 다른 표현이다. 만물의 존재와 질서를 권능의 말씀이 지탱하고 있다면 이는 말씀을 내신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이 통일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동일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을 보내셨고 말씀을 주셨고 그 말씀으로 살게 하셨다. 말씀대로 사는 것과 세상에서 사는 것이 서로 다른 살림이 아니다. 동일한 원리로 동일한 이유를 가지고 동일한 목적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살아가며 세상은 우리가 머무는 일상에서 구현되는 소금과 빛으로 행복을 먹는다.

말씀을 먹으며 존재하는 방식의 독특성은 마치 내가 주체가 되어 어떤 가치를 스스로 생산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거다. 이는 주시는 자가 스스로를 감추시고 받는 자가 주어지는 것으로 가장 높은 누림의 기쁨을 얻도록 고안된 방식이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내면에서 가장 존중된 자율성을 따라 주신 자에게 반응하게 하는 시스템이 말씀을 먹고 사는 삶의 방식이다.

생명과 만물과 호흡을 주시는 분으로서 존재의 인기척도 하시고 시혜자의 생색도 좀 내시고 신적 강제력을 동원해 마땅한 감사와 찬양과 경배를 촉구하실 법도 한데, 우리 주님은 외부의 어떤 수단을 통해서도 우리의 반응을 강요하지 않으시고 구걸하신 적도 없으시고 오히려 무한한 용서의 품을 늘 예비해 두시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에게 이렇게 행위의 주어로 일인칭을 사용해도 될 주님의 깊은 사려와 은혜를 생각하며 그냥 계속해서 주님을 향한 '물음이 있는 삶'을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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