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전부를 팔아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만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샀느니라

어제 심재승 교수님의 진솔한 강의를 들었다. 기독교 세계관을 이론으로 배워 이론으로 전수하는 문제의 극복은 삶의 전 영역에서 기독교로 사고하고 바로 그 현장에서 기독교적 사유를 전수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내용은 익히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 분야에 뜨거운 심장과 실천으로 무장된 분의 입술에서 출고된 강의여서 남달랐다.

'개혁주의' 간판으로 자신의 신분을 덮되 속은 개혁주의 신앙과 무관한 표리부동 신학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도 동일한 것 같다. '개혁주의' 타이틀로 자신을 표명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각 성도의 가정과 일터, 목회자의 목회하는 교회, 신학자의 가르치는 신학교 현장에서 말씀으로 자신과 자신의 모든 행위를 끊임없이 개혁하는 사람이 개혁주의 신앙의 진정한 소유자다.

이런 방식으로 배우고 익혀서 가르치지 않으면 개혁주의 신앙의 미래는 없다. 오히려 그 신앙의 변질과 혐오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입술은 개혁주의 교리를 말하지만 심장은 개혁주의 신앙으로 박동하지 않는 어설픈 신학자 혹은 목회자가 휘두르는 비판과 정죄의 칼로 인해 교회가 지불해야 하는 희생이 크다.

고귀한 것일수록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의 고귀함도 그 만큼의 분량에 이르러야 한다. 지식의 전달이 열쇠라면 책소개만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참으로 고귀한 것은 그런 방식으로 전달되기 어렵다. 인간이 배설한 관습만 물려주는 정도랄까. 고귀한 것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당하신 고난의 발자취를 뒤따르며, 진리가 거절되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조차 희생의 수단으로 요구되는 사태 속에서도 십자가를 내동댕이 치지 않는 증인들의 신앙과 삶으로 전수되는 법이다.

나의 전부를 팔아서 살 진주를 아는 것도 중요하고, 전부를 걸고 그 진주를 사는 것도 중요하다. 전인격이 동원되지 않으면 알지도 행하지도 전하지도 못한다. 아쉽게도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분리나 단절 없이 인격과 삶 속에 통합된 선생이 희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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