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라이라의 Postilla

4-5세기 교부 제롬 이후로 구약의 히브리어 원문을 가장 잘 주석한 사람이 14세기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니콜라스 라이라(Nicholas of Lyra)다.루터가 말하기를 '라이라가 없다면 우리는 구약도 신약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하였을 정도다.

1311 비엔나 공의회의 결의를 따라 히브리어 및 고대근동 언어를 연구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때에 라이라는 유대인 선생 라쉬(Rashi)를 통하여 히브리어 뿐만 아니라 유대적 가르침, 탈무드와 미드라쉬 전통까지 두루 섭렵한다. 그러나 그의 구약성경 해석학은 유대적인 한계에 머물지 않고 루터와 칼빈과 정통 개혁주의 사상가도 존중하는 해석학적 기념비를 세운다. 기라성 같은 중세의 신학자들, 안셀름, 아퀴나스, 둔스 스코투스, 보나벤쳐 등등을 제치고 라이라의 주석(Postilla)이 교부들의 주석집(Glossa ordinaria) 안에 나란히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주석 분야에서 차지하는 그의 입지전적 무게를 가늠할 수 있겠다.

어떤 학자는 라이라를 과거의 Glossa ordinaria 전통을 새롭게 갱신할 정도의 독자적인 노선을 마련한 주석가로 평가한다. 라이라는 성경의 문자를 무시하고 영적 신비적 의미만을 추구하는 해석학적 경향과 문자 자체에만 머무는 극단적인 문자적 해석을 비판하며 이중적인 문자적 의미(duplex sensus literalis)를 주창했다. 즉 텍스트의 문자는 모든 의미의 바탕(fundamentum)이며 구약의 신약 안에서의 문자적 성취는 구약 텍스트의 영적인 그러나 역시 이차적인 문자적 의미라고 하였다.

구약의 기독론적 해석은 이중적인 문자적 의미의 이 두번째 부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았다. 이제 우리는 그의 해석학적 원리와 방법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Postilla가 인터넷에 떴다. 사실 뜬지 오래 되었다. 아가서와 계시록이 영어로 번역되어 나왔고, 나머지 64권의 주석은 라틴어의 두터운 먼지에 눌려 있다. 16-17세기 믿음의 선배들이 성경을 주석할 때마다 펼쳐 본 책이다. 소장할 가치가 충분하고, 그것도 공짜로 이런 고가의 문헌을 손아귀에 넣는다는 것은 특별히 애서가의 놓칠 수 없는 기쁨이라 하겠다. 뮌헨의 국립 도서관에 링크된 Postilla는 1498년 바질 판본이다.

Postilla super totam bibliam (1488, 1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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