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4일 목요일

빌헬무스 아 브라켈의 신학

Wilhemus a Brakel

그는 네델란드 제2 종교개혁 주자로서 푸치우스 영향을 받은 목회자적 신학자다. 특별히 De Redelijke Godsdienst (하나님께 합당한 경배에 대하여)의 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책의 제목은 로마서 12장 1절에서 착안된 것으로서,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in spirit and truth) 예배하는 것이 하나님의 요청인데 이는 단순히 지적인 진리만이 아니라 영혼과 삶으로 체화된 진리로만 그 요청에 부응할 수 있다는 기조를 가지고 저술된 책이다. 교리와 삶의 조화를 강조하는 아 브라켈의 신학적 염원은 조직신학과 역동적인 체험적 기독교 정신 사이의 영적 실질적 통합이 언약론적 기틀 속에서 펼쳐지는 방식으로 De Redelijke Godsdienst에 구현된 것으로 보인다.

아 브라켈이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그는 먼저 성경이 히브리어 헬라어로 기록된 것이기 때문에 원어에 대한 지식의 절대적 필요성을 강조한다. 원어로 성경을 읽어보면 정보의 지적 확보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신령한 체면에 빠져든다.

2) 당연히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것이 말씀의 종에게는 충분할 수가 없다. 심지어 아 브라켈은 '무용한 것'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말씀 사역자가 성령으로 눈이 밝아지지 않고 인간의 뻗뻗한 본성이 꺾이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읽어내야 할 진리는 자신의 마음에서 발견되고 말 것이란다.

3) 진정한 사역자는 그리스도 예수와 그의 대의와 그의 양떼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단다. 아무리 엄밀한 진리라 할지라도 사랑이 배제된 언술은 예리한 검보다도 더 치명적인 상처를 가하는 수단일 수 있어서다.

4) 목회자의 사역 일순위는 회중들을 위한 기도라고 단언한다. 기도하는 동안 그는 하나님을 향한 회중의 입술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 자신의 탁월한 위엄을 증거하고 있는 자로서의 자각과 더불어 하나님이 그러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에 준하는 경건한 품격과 격조를 갖추지 않으면 사역자의 자격이 없다고 설파한다.

5) 설교가 목회자의 사역 2순위에 있다는 아 브라켈의 주장은 다소 특이하다. 칼빈의 주장과 다소 상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형식의 표피를 뚫고 그의 진정성을 더듬으면 칼빈의 입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주장이 아님을 발견한다. 설교자가 자신의 입술을 하나님의 것으로 유지하기 위한 부단한 자기부인 방식이 기도라는 사실만 감안해도 오해는 쉬 사라진다.

6) 아 브라켈이 강조하는 목회자의 세번째 사역은 교리 교육이다. 요 대목이 흥미롭다. 그는 교리교육 단계를 네 가지로 구분한다. 세례와 교회입교 차원의 어린이 교리교육, 성찬에 참여하기 원하는 어른 교리교육, 안팍으로 쏟아지는 공격에 대해 진리를 변증하기 위한 청소년/어른 교리교육, 그리고 마지막 교리교육 단계는 경건의 연습이다. 교리와 실천의 조화를 강조하는 개혁주의 신학자 특유의 통합적 기질이 여기서도 발휘된다. 교리교육 완성이 인격과 삶 속에 펼쳐지는 경건의 실습으로 종결되는 교리교육 현장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모범적인 교회가 출현하면 좋겠다.

7) 아 브라켈의 예정론은 이중예정, '전'택설 입장이다. 그는 예정이 선택과 유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택과 유기의 원인은 하나님의 기뻐하신 뜻 이외에 다른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예정의 대상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뜻 이외에 어떠한 것도 예정의 원인일 수 없다는 주장에 부합하게 '타락한 인류'라고 말하지 않았다. 전택설을 그의 입장으로 추정해도 무리가 없겠다.

8) 그가 신학을 전개하는 방식은 먼저 교리적 테제를 거론한 다음, 개혁주의 입장과 다른 분파들의 입장을 열거하고 반론과 답변 형식으로 예민하고 세부적인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다. 경건과 스콜라적 논박의 조화는 여기서도 돋보인다.

아 브라켈의 교의학 영어 번역자 바르텔(Bartel Elshout)이 무료로 공유한 파일들을 링크걸어 두었다. 이 어찌 감사하지 아니한가! 거저 주는 자의 발자취는 늘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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