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2일 일요일

적정한 국면전환

친구가 목회하는 교회 수련회에 갔드랬다.
늦을새라 새벽부터 부산을 떨다가 차를 몰았다.
제한속도 지키면 1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한참을 달리는데 시골의 아침 흙냄새가 창틈을 비집었다.
게다가 달리면서 무심코 간과했던 수목의 녹색 존재감도 
정확한 제한속도 주행에 급제동을 걸었다.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속도를 떨구었다.
생략했던 노변의 섬세한 디테일이 안구로 밀려 왔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소박한 아름다움...큰 숨으로 흡입했다.

논문방어 준비로 고조된 긴장의 끈도 잠깐의 이완을 허용했다.
그런 상태로 성도들과 만났고 말씀을 나누었다.
아니나 다를까, 귀가길에 의식의 아랫묵은 다시 긴장의 독차지다. 

긴장에도 급이라는 게 있나보다. 다른 느낌의 긴장이다.
적당한 시점의 짤막한 국면전환, 때때로 요긴하다.
귀한 시간 마련해 준 교회에 친구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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