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글쓰기를 고민하다

붓을 느낌의 흐름에 맡기는 의식의 흐름법 글쓰기도 있고
논리의 반듯한 틀에 내용을 담아내는 논문식 글쓰기도 있고
감성을 겨냥한 감미로운 에세이 형식의 글쓰기도 있고
격정을 유발하는 거칠고 저항적인 격문 형식의 글쓰기도 있다.

논문을 쓰면서는 논리적 글쓰기를 최고의 형식으로 손꼽았다.
그러나 학위를 끝마치고 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는 소통의 수단이고 가치를 저장하는 추상적인 그릇이다.
논리적 언술로는 교환할 수 있는 소통의 내용을 다 커버하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사람의 논리가 그리 정교하지 못해서다. 
우리의 논리는 고전적인 아리스토 논리학에 몇 가지의 세련된 기교를 
가미한 정도이지 예나 지금이나 논리적 사유의 본질은 동일하다.
문명의 본질을 교체하는 듯한 기념비적 전환도 대체로 기교의 문제였다.

성경의 다채로운 어법보다 탁월한 문헌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본다.
인간의 본질과 자연의 근원을 관통하고 하나님과 신적인 것들까지
우리의 마음과 머리와 수족에 적응하고 전달하는 글쓰기의 방식이
성경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기발하고 유효한 경우를 경험하지 못해서다.

시, 역사, 대화, 지혜, 묵시, 이야기, 서신, 선언, 애가, 찬양, 서술...
특정한 쟝르에 갇히는 사유나 글쓰기가 아니라 모든 쟝르를 아우르는
성경의 전방위적 사유의 문법에 눈길이 격하게 쏠린다. 아름답다.
학자의 길에 이제 겨우 '면허증'을 취득한 새내기의 작은 고민이다.

성경을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는 확신으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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