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3일 화요일

고난도 유익이라

범사에 감사하는 건 은밀한 이유가 있어서도 그렇지만
혹독한 자기부인 연습이기 때문에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이다.
시간이 지나면 파고가 출렁이던 상황도 진정되고
격했던 감정도 거짓말 같이 사그라 든다. 

우리의 현실을 건드리는 수많은 것들의 겉표정에 놀랄 것 없다.
어떠한 것도 곧 지나갈 것이거든.
만약 지나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지나가는 그것들이 우리에게 남긴 흔적이다. 

감사냐 불평이냐, 화평이냐 분노냐의 기로에 떠밀릴 때마다
우리는 사태의 이러한 본질보다 우리의 현실을 건드리는
쉬 사라질 그놈의 겉표정에 너무나도 충실히 반응한다.
문제는 사태가 수습되고 정신을 가다듬을 즈음이면 붙들어야 할
본질의 버스는 이미 떠나고 없다는 거다. 

폭풍우 중에라도 감사하고 평안해야 할 그 기회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런 순간이 제발로 걸어서 오는 상황을 쌍수로 맞이하는 게 지혜이다.
죽기보다 어려운 줄 안다. 그래도 견뎌야 한다.

부활의 맛은 죽음 같은 자기부인 속에서 경험된다. 
삶의 원리가 송두리째 역전되는 이러한 기회의 겉표정은
죽을 맛이라는 거 동서고금 막론하고 진리이다... 
힘들지 않은 사람 없다. 유익의 영역을 고난과 죽음까지 확장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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