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6일 월요일

시편이 과격해!

진리의 과격성에 대해서는
시편이 바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주의 분노를 저희 위에 부으시며
주의 맹렬하신 노로 저희에게 미치게 하소서
저희를 생명의 책에서 도말하사
의인과 함께 기록되게 마소서

그가 관통한 고난의 험한 가시밭길 여정보다
자신의 감정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못나고 가벼운 왕이 체통도 버린 채 닥치는 대로 오버하는
다열질 언습에 거부감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아무리 열을 받았어도 그렇지,
남의 영혼에 대해 생명책 기입까지 관여할 건 없잖아.

난 다윗의 이런 기질을 부인하지 않는다.
집권시 까불던 자들의 숙청을 말기에 아들에게 주문한
사실만 보더라도 불의한 자들의 무법한 광란을
눈감고 지나갈 위인이 아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시편이 성령께서 다윗의 입술을 빌어 말씀하신
것이라는 히브리서 구약인용 방식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다윗의 격한 언사는
본인의 성격도 잘 드러내고 있지만
진리의 실재성, 추상 같은 엄격성도 보여준다.
죄 아래 있는 인간의 실상에
어떠한 맛사지도 가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이토록 실감나고 와 닿도록 하는 책이 또 있을까 싶다.

하늘의 명부에 이름이 오르고 내리는 은밀한 진리의
실재성을 표상하는 시적인 방식이 시편인 것이다.
그래서 시편을 날마다 읽으면
한편으론 인간적인 속이 후련해 지고
다른 한편으론 진리의 구체성이 엄습한다.

이러한 의미의 중첩이 날마다 의식의 DNA 속으로 파고들면
나그네의 여정을 제대로 살아가는 자가 되리라는
기대감 속에서 또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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