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3일 토요일

니체의 도덕 계보론(Genealogie der Moral, 1887)을 읽고


니체의 도덕 계보론(Genealogie der Moral, 1887)스스로 밝히기를표현과 목적과 예측되지 않는 방식에 있어서 지금까지 서술한  중에 가장 괴상한 (das Unheimlichste)이라고 한다니체는 자신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과 의도가 태양으로 떠오를 때를 기약하며 자신을 어둠의  디오니시우스라 규정한 이후 이렇게 평가한다. “범사에 시작은 언제나 하나의 일탈로 해석되기 마련이다 (Jedes Mal ein Anfang, der irre führen soll).” 그러나 언젠가는 뇌우 속에서 무거운 구름을 동반한 새로운 진리가 가시적인 빛을 번쩍일 때가 도래할 것이다.

[도덕 계보론]  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첫째는 기독교 심리학둘째는 양심의 심리학셋째는 금욕적 이상이 가지는 괴력의 근원을 각각 다루고 있다.

니체 자신이 Ecce Homo에서 요약한 것에 따르면,

첫째기독교의 출연과 관련하여 그는 기독교가 성령이 아니라 적개심의 (aus dem Geiste des Ressentiment)에서 비롯된 것이며그것은 로마의 고급한 가치의 주도권에 대한 반동이요 저항일 뿐이라고 한다.

둘째양심은 인간 속에 내재하는 하나님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한다오히려 그것은 잔인함의 본성이며문명의 토대를 구성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필수적인 요소들  하나이다.

셋째 에세이는 금욕적인 이상(ein décadence-Ideal), 또는 제사장적 이상이 가지는 괴력의 근원에 대한 답변이다니체는  이상이 본질적으로 해로운 것이며파멸과 쇠퇴로의 의지라고 규정한다그리고  이상의 힘이 강력한 것은 하나님이 제사장들 배후에서 행하시기 때문이 아니라 보다 좋은 것의 부재(faute de mieux) 때문이다단지 이념이기 때문에 적수가 없었다고 한다여기서 니체는 인간의 나약한 속성을 이렇게 묘사한다. “인간은 전혀 열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것도 아닌 무를 열망한다(der Mensch will lieber noch das Nichts wollen als nicht wollen).”

이런 관점에서 니체는 도덕적 가치를 평가해야  때가 왔다고 믿었다이에 그는 모든 가치들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근원을 밝히는 작업에 착수한다먼저 선과 (Gut und Böse), 좋고 나쁨(Gut und Schlecht) 가치평가 항목들은 전혀 다른 뿌리를 가졌다고 평가한다전자는 노예의 도덕이 만들어낸 산물이고 후자는 귀족들의 도덕이 고안한 것이란다. ‘Gut’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는  종류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았다귀족적 도덕의 체계에서노예적 도덕이 Gut라고 일컫는 것은 Böse 불리는 것과 일치된다. ‘강함 대표적인 사례이다노예적 도덕의 틀로서Gut und Böse 틀은 약자들이 경험하는 힘에 대한 적개심의 발로이다 도덕에 있어서 노예들이 일으킨 반란은 전쟁에 무능한 사제들이 발전시킨 권력에 대한 깊고 유독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유대교가 기독교의 원형이 되었다는 점에서 니체는  반란의 원흉으로 유대교를 지목한다.

니체의 분석에 따르면약자들은 스스로를 속여 온유한 자는 복이 있으며 영원한 생명을 얻게  것이라는 사상으로 도피하는 방식으로 강한 자들을 대적하려 했다. 여기서 Böse Stark 귀족적 체계에 있어서 Gut 간주된다나중에 귀족들은 자기보다 열등한 자들을 Schlecht 일컫는다니체는 짐승들이 먹이를 잡으려고 그들의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며또한 적들을 쫓고 저항하며 승리를 추구하는 그들의 목마름 자체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선악과 좋고 나쁨의 대립적인  가치평가 항목들은 로마와 유대의 전쟁에서 기원한 것이며 르네상스 운동 때문에 다소 위축이 되었다가 종교개혁 운동으로  부활하여 프랑스 혁명으로 완전히 새롭게 되었다고 니체는 평가한다도덕의 계보는 세계의 문명사와 맥을 같이 한다는  니체의 역사적 인식이다.

니체는 죄와 회개의 문제에 대해서도 잠잠하지 않았다그는 형벌을 집행하는 기관의 기원을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에서 찾는다돈을 빌리고 갚는 것에 있어서 니체가 제기하는 문제점은 망각이다망각은 인간이 과거의 어두운 경험과 지식들을 떨치기 위하여 형성해  중요한 도구로서니체는 이것을 단순한 방심이 아니라 능동적인 억압의 능력으로 보았다미래가 보장되고 그것을 통제할  있는 약속을 맺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은 기억이다기억이 없으면 약속을 이행할 미래도 사라진다여기서 관습적인 도덕이 허용된다 약속을 파기하는 자는 비록 자율적인 인간이라 하더라도 피해를 가하는 것이 허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형벌은  독립적인 개인이 범죄에 대하여 고통을 느끼도록 가해지는 ()  변형이다사실 그런 형벌은 죄인의 자유로운 의지와 행위의 책임성에 대한 도덕적 고려와 무관하게 부과되는 것이다그냥 분노의 표상이다니체의 다소 잔인한 해석을 들어보자 채권자는 채무자가 받는 잔인한 고통에서 얻는 즐거움 때문에  피해에 대하여 보상을 받는단다그리고는 결론 내리기를죄책(Schuld) 개념은 채무(Schulden)라는 개념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한다여기서 니체는 완전하고 거룩한 하나님을 자신과 비교하여 스스로를 괴롭히지  것을 주문한다그는 채무에서 비롯된 형벌이  사용에 있어서 다양한 의미를 취하게 만드는 근원이 바로 권력에 대한 의지(Der Wille zur Macht)라고 보았다사실 니체는 세상 자체가 권력에 대한 의지라고 주장한다 의지는모든 인간행위 배후에 깔려 있는 지배를 추구하는 근원적인 본성이다사회와 사회적 기관의 다양한 형태들은 모두 지배자 계급들이 고안한 것들이다지배자는 형태를 조성하고 그것을 사람들의 기억에 주입하는 본성을 가졌다는 것이 니체가 생각하는 그들의 특징이다자유에 대한 본능이 반동처럼 일어난다니체가 보기에이는 나쁜 양심이다.

하나님 개념의 기원에 대해서도 니체는 말하기를  부족의 힘이 강해질  발생하는 현상일 뿐이라고 일갈한다부족의 세력이 커지면 조상들을 존경하고 숭배하는 마음이 보다 절대적인 존재로의 필연적인 이끌림을 받는다는 것이다여기서 하나님의 존재는 전혀 사실일 필요가 없다.

끝으로 그가 [도덕 계보론]에서 제기하는 논점은금욕적인 이상에서 가장 고차원적 형태로 제시되는 것으로서 자기를 부인하는 (Selbstverachtung)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강하지기 위한 시도와 노력일 뿐이라고 한다무를 지향하는 의지는  강한 권력에의 의지가 역설적인 형태로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금욕적인 이상의 의미는  분야마다 다양하다예술가는 무를 의미하고철학자는 보다 고결한 영적 상태를 위한 본능과 감각을 의미하고사제들은 권력에 대한 최상의 자격증을 의미한다이러한 금욕적인 이상의 최면에서 깨울 대적들을 그는  가지로 구분한다현대과학현대 역사가들그리고 이상을 추구하는 코메디언그러나 이들도 금욕적인 이상의 가장 최근에 나타난 형태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로마의 권력이 기독교의 반란을 가져왔고 기독교의 쇠퇴기를 지나 새로운 선지자의 필요성에 부응하기 위해 그는 조로아스터를 소개한다니체는 조로아스터에 가까운 인물이 되고자 하였다니체는 세례 요한이며 조로아스터는 메시아와 같았다그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그는 살로메의 거절로 결혼이 좌절되는 경험을 하였고온갖 사고와 질병으로 건강에  어려움이 있었으며특별히 아버지가 뇌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유전적인 정신병을 운운하는 학자들도 있는데모두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부인할  없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대적자요 칼을 잡지 않은 교회의 핍박자란 사실이다특별히 니체는 로마의 멸망이 기독교의 발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확신을 붙들었던 인물이다니체와 어거스틴 사이에 대화의 필요성이 보인다.  

2008년 10월 31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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