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6일 목요일

무책임

미국생활 모드로의 전환은 생각보다 빨랐다. 비행기에 오르자 옆자리에 칠순이 넘은 미국인 할매 예술가가 미국 상륙하기 이전까지 쉬지않고 열국 탐방기 보따리를 푸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여러 나라에서 여러 종교를 경험하고 각각이 발산하는 미를 말하면서 무엇을 공부하며 어떤 종교를 가졌냐고 물었다. '기독교!!!' 곧장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미국을 열국 전쟁의 주범이라 하더니 기독교가 뭐냐고 다그쳐 물었다. '연약하고 제한적인 인간이나 국가를 통해 기독교를 이해하지 말고 성경이 말하고 있는 기독교가 진정한 것이다'는 답변이 입술에 맴돌았다. 허나 기독교는 증인의 종교인데 '텍스트를 보라'는 건 아주 무책임한 답이었기 때문에 잠시 망설여야 했다. 그리고 뜨끔했다.

증인다운 성도가 절실히 요청된다. 진리를 읽고 그것을 많이 생각하고 말하는 '텍스트 놀이'로는 부족하다. 교회가 '택자들의 수'인 동시에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이의 충만' 즉 그리스도 예수로의 충만으로 규정될 수 있다면 지성적인 요소를 과장하며 인격과 삶의 부실을 방조하는 것은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고 스스로도 속이는 사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진리를 올바르게 깨닫는 것도 만만치 않으며 일평생의 탐구로도 보증되지 않는 까마득한 여정인데, 우리의 여정은 그것을 인격과 삶으로 증거하는 것까지 요청되고 있다. 성도의 일생이 앞만 보고 전력으로 질주해야 할 '믿음의 경주'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닌 듯하다.

아~~~ 어케 살아야 하나! 이 물음...유학의 마지막 질주라고 할 논문작성 막바지에 왜 나를 사로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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