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6일 목요일

몸살

몸살을 털고 일어났다. 엊그제는 잠깐 이삿짐도 거들고 학교의 성탄절 행사 장식도 도왔는데 오늘 아침 기상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늦잠잔 것 빼구...ㅡ.ㅡ

몸이 약해지니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잠깐동안 두문불출 하며 역사다큐 십여개를 보면서 눈물과 슬픔과 재난과 절규와 사망 및 이 모든 것들 배후에 있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인간의 죄성이 어떤 것인지도 생각해 볼 틈을 가졌었다. 죄의 심각성을 타협하면 인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창세기 8장까지 보여진 죄악의 관영 역사가 그 이후에 펼쳐지는 시간의 역사를 압축하고 있다는 것과 하나님-인간 관계성이 죄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그런 세상을 통치하고 계시되 독생자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를 사랑하사 내어주신 아버지의 사랑도 그 죄를 떠나서는 이해될 수 없다는 사실....등등도 짧고 굵게 리뷰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진멸되지 않고 오늘 백색의 아침으로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은 설명이 안되는 거다.

인간에 대한 지독한 본성적 비관과 인간 스스로는 엄두도 못낼 주입된 낙관이 어떠한 역설의 어색함도 없이 손을 맞잡은 나날을 지금까지 거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감사하고 기뻐하는 게 느무느무 자연스런, 허나 그렇기에 때때로는 느무도 무뎌지고 무감각할 정도까지 자연스런 하루를 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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