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6일 목요일

창문 없는 연구실

단풍놀이 필요없는 교정에 가을이 번진다
밤새 비 쏟아진 그랜드 래피즈 바닦에는
성급하게 옷차림을 바꾼 추락한 낙엽들이 이리저리 나딩군다
여기저기 관찰되는 가을 장면들이 자전거로 교정을 출입하는
도서관 '수감생활' 8년차 신학생을 유혹한다

그러나 아무리 화려한 가을 옷차림도
아무리 강하게 진동하는 가을 향기도
아무리 부드럽고 감미로운 갈바람도
출입할 수 없는 무창문 연구실이 있다

이게 자랑인지 비참인지 구분할 감각이 내게는 둔하다
그 둔함이 어쩌면 계절을 타지 않는 기쁨과 소망이
내 안에 있어서인 탓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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