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9일 수요일

자기성찰

논문에 몰입하다 보면, 딴지 거는 일에 숙달된다. 

다른 학자들의 간과와 오류와 과장과 부주의를 꼬집고 드러내되
그런 것까지도 감지하고 능가하는 지각의 소유자란 사실을
애둘러 암시하는 완곡하고 간사한 방식으로
학자적 존재감 확보를 추구하는 습성에 중독되고 만다. 

이런 학자의 매마르고 병적인 길이
목회적 포용과 희생적 섬김에 목말라야 할 목회자의 길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어 접으려는 분들도 상당수 보았다.
부럽기도 했고 감동도 했고 도전도 받았다. 

공부를 하면서도 목회자적 부르심에 일인치도 벗어나지 않으려고
대충 몸부림을 치지만 그놈의 매정한 역부족과 부딪힌다... ㅡ.ㅡ

몸이 닳도록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고
세월이 가루가 되도록 분초까지 해체하며
하나님의 교회를 사랑으로 섬기시는 분들을 보면
책들과의 씨름이 어언 30년을 육박하는 세월의 사치가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를 묻게 된다.

섬김의 때가 임박해 있음을 느끼지만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초라한 준비를 보며 떨림도 있다.
겨우 이 꼬라지를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며
주님의 교회를 섬기는 자로 살아갈 수 있는지...

비에 흠뻑 젖은 그랜드 래피즈,
여전히 시무룩한 잿빛 하늘이 조성한 멜랑꼴리 분위기에 편승하야,
오늘은 유체이탈 신공을 구사하며 자신을 관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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