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무스-멜랑톤 방법론을 넘어간 대표적인 인물들은 카스만, 팀플러, 케커만, 알스테드 등이다.
이들은 라무스와 아리스토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대가들의 방법론적 원리들을 취합하고 그것을 하나의 거대한 학문적 체계에 적용하려 했다. 이런 의미에서 알스테드는 '우리의 활동이 벌처럼 날아서 모든 꽃들에게 가 독소는 제거하고 벌집에 꿀을 모으는 것이라'고 하였다.
케커만은 이전에 아리스토 사상의 전부를 멸시했던 인물이다.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리스토 철학을 가르쳤던 첫번째 교사 다니엘 클레피우스(Daniel Claepius) 탓이라고 했다. 그의 그릇된 교수법 때문에 라무스 방법의 결함과 오류의 진흙탕에 딩굴고 말았다는 얘기다. 이에 케커만은 고대와 현대의 스토익이 가진 전적으로 삭막한 사막을 벗어나 아리스토 철학의 생수 솟아나는 샘과 비옥한 초원으로 돌이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했다. 케케만이 아리스토 철학으로 전향한 것은 후기 라미즘 시대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다.
라무스 사상의 가장 우선적인 대안 아리스토 철학으로 자바렐라 논리학 문헌들이 유럽으로 유입된 것은 멜랑톤-라무스 방법론을 지나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케커만은 자바렐라/크렐리우스 수하에서 배운 기울리오 파케로부터 새로운 Organon 판본을 공부했다. 이 Organon에서 라무스도 두 가지의 중요한 것을 배웠는데, 1) 타인이 공격할 수 없도록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는 방식으로 삼단논법 가르침과 2) 논적의 추론에서 결함을 발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오류 발견법이 그것이다. 그리고 케커만은 철학적 해명을 어떤 주제나 학문에 적용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그 방법은 praecognita, systemata, gymnasia, praecepta, regulae, commentaria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것은 알스테드 대작 Encyclopaedia의 토대로 작용한다.
Praecognita에서 케커만은 해당되는 학문의 본질을 언급하고 systemata에서 그 학문에 속한 사안들을 논한다. 케커만은 자바렐라 방식에 많은 항목들을 추가하여 각 학문연구 분야의 고대성, 위엄, 유용성, 필요성, 다른 학문과의 관계 및 학문연구 방법까지 논하였다. 그리고 praecognita와 systemata 각각을 praecepta와 commentaria로 나누었고 전자는 주요 논점들에 대한 아리스토 입장을 명료하고 간결하고 일관되고 완전하게 진술하고 후자는 그것을 설명하고 발전시키고 변론하게 했다. Praecepta는 1) 개념규정, 2) 분류, 3) 규칙으로 나뉜다. 1)은 각 학문의 본질을 설명하고, 2)는 그것의 부분을 설명하고, 3)은 그 학문의 본질적인 속성을 설명한다. 웬만한 라무스적 문헌들은 3)번을 생략하고 있으나 케커만은 지나친 라무스적 단순화로 여겨 거부했던 것이다. 이러한 학문의 본질적인 속성들은 commentaria에서 해명되고 변증된다.
학문을 공부하는 방식도 앞에서 진술된 학문의 설명법과 동일하다. 즉 학생들은 먼저 praecognita를 배운다. 긜고 개념들과 분류들을 이분법적 도식으로 배열하여 그들의 일반적인 관계성을 이해한다. 각 항목이나 장의 가장 일반적인 내용들을 배우고 보다 개별적인 것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런 도입적인 과정을 생략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곧장 복잡한 언어적 난제들과 내용상의 문제들과 철학적 논쟁 속으로 빠드리게 하는 것을 비난했다.
자바렐라는 학문을 연구하는 방식을 주도하는 원리들이 사물들 자체의 구성과 그것을 인지하는 우리의 방식 속에서 발굴되지 않으면 안된단다. 그리고 자연에는 인간의 의지와 간섭에서 독립되어 발생하는 필연적인 것들과 우리의 활동이 영향을 미치는 우연적인 것들이 있다고 한다. 이 두 가지를 아는 우리의 인식론을 동일하지 않다. 전자는 필연적인 관계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그것의 일반적인 원리들을 파악하고 혼재된 결과들을 추적하여 비로소 우리는 아리스토가 사물의 '종합적' 혹은 '구성적' 지식이라 부른 지식을 취득한다. 이를 테면, 물리학의 경우 지식은 자연적인 체계와 그것의 원리들과 일반적인 특성에서 단순하 요소들로 전개되고 단순한 체계에서 혼합된 체계로, 혼합된 체계에서 생물적 체계로, 생물적 체계에서 감각적 체계로, 감각적 체계에서 이성적 체계로 진행된다. 우연적인 사물에 대해서는 역방향의 지식취득 순서가 전개된다. 그것들은 필연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종합적 혹은 구성적인 방식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인간의 의지와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의 연구 목적은 관조적 지식이 아니라 행위이다. 그래서 활동적인 학문이라 부른다. 성취할 목적을 먼저 사려하고 그 목적이 돌아가는 주체를 연구하고 그 목적이 주체에게 돌아가는 수단을 연구한다. 의학의 경우에 건강이 목적이고 건강이 돌아갈 인간의 몸을 연구하고 인간의 몸을 회복시킬 수단을 연구한다. 전자는 contemplative discipline이고 후자는 operative or active discipline이다.
1617년 비텐베르그에서 케커만의 권위는 최고조에 달하였고 그의 Systema logicum은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었다고 한다. 그의 책 축약본은 Zachary Coke's The Art of Logick이다. 1599년부터 1656년까지 50쇄 이상을 출간할 정도의 폭발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Wysocki의 증언에 따르면, 케커만은 방법론에 있어서는 라무스, 재능에 있어서는 멜랑톤, 천재성에 있어서는 아리스토 같다고 하였다.
알스테드 옹께서는 케커만의 개별적인 저작들의 단순한 전집 출간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학문적 체계 중의 체계, 통일된 전체, 철학의 통합된 백과사전 같은 Systema systematum(1613)을 출간했다. 이 책의 알스테드 서문에는 케커만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 사람의 전부는 너무도 총괄적이고 고상하고 존경해 마지 않으며, 그의 저술에서 착수된 모든 것들은 너무도 잘 수행되어 이 사람 케커만이 이전 시대에 가장 탁월했던 자들의 영광을 '찬탈'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이 될 정도이다. 장차 사람들은 케커만이 그들에게 어떠한 종류의 가르침에 있어서 어떤 탁월한 것을 행할 수 있다는 어떠한 소망도 남기지 않았다며 불평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마치 알렉산더 대제가 그의 아버지 필립에 대해서 불평했던 것처럼. '당신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정복했다! 너에게 위대한 과업 혹은 기념비적 공적을 행할 어떠한 것도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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