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6일 목요일

나는 누구인가?

‎'저의 가장 우선적인 요청은 사람들이 저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스스로를 루터파 지체라고 불러서는 안되며 그리스도 지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루터는 누굽니까? 복음의 가르침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저는 누구를 위해서도 십자가에 못박힌 일이 없습니다. 저는 무가치한 구더기의 악취 풍기는 좌소에 불과한데 그런 제가 사람들이 그리스도 지체들을 저의 사악한 이름을 따라 부르는 일에 어찌 적합할 수 있습니까?'

이는 루터가 로마 카톨릭에 의한 자신의 공식적인 파문 이후에 개혁적 성향의 학자들이 자기 주변에 몰려드는 상황에서 몸서리를 치며 내뱉은 말이었다. 이는 마치 바울과 바나바가 앉은뱅이 고쳐준 사건 때문에 루스드라 사람들이 허메와 쓰스가 강림한 것처럼 숭배하려 했을 때에 옷을 찢으며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외쳤던 일과 유사하다.

그리스도 이외에 어떤 인간의 이름이 복음의 가르침과 나란히 거명되는 것은 바울이나 루터의 이런 비장한 언설로 거절하면 되겠다. 나는 나 자신을 멀러주의자(Mullerian), 칼빈주의자(Calvinian), 어거스틴주의자(Augustinian), 바울주의자(Paulian) 등으로 규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분들에게 그런 딱지 붙이는 일도 극히 삼가하려 한다. 물론 그런 용어들에 역사적인 의미가 압축되어 있기에 용이성 면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겠고 사용의 불가피한 상황도 없지는 않겠으나 최소한 바울이나 루터가 보여준 그리스도 유일성 만큼은 놓치지 않으련다.

신학이 한 인간을 추종하는 차원에서 칼빈주의 신학, 루터주의 신학, 어거스틴주의 신학, 바울신학, 요한신학, 이사야신학 등등으로 명명되는 것도 극히 자제해야 할 일이다. 이는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의도는 알겠으나 지프라기 규모라 할지라도 성경을 파괴하는 의도치 않은 사악의 원흉일 수 있어서다. 나의 영어이름 Paul은 발음이 '폴'이어서 딱 한 자이고 부르기도 편하고 이름도 흔할 뿐만 아니라 한쿡말 못하는 미쿡사람 배려하는 차원에서 사용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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